"경남에 이런 기업이?" 융복합 창업축제 'GSAT 2024' 개막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가운데, 올해 첫 대규모 창업 축제가 경남에서 막을 열었다. 전국 창업기업(스타트업)이 홍보관을 꾸리고 잠재 투자기관·고객에 기술을 뽐냈다. 


경남도는 1일 창원컨벤션센터(이하 세코)·창원문성대에서 국제 융복합 창업축제 'GSAT 2024'를 열었다. 올해 첫 번째로 열리는 대규모 창업 행사로 비수도권 도 단위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규모다. 세계적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Global·Growth), 과학(Science)과 문화예술(Art) 융합 취지, 혁신적 기술(Technology)로 창업 활성화를 이끈다는 의미를 행사명에 담았다. 행사는 오는 3일까지 사흘 동안 이어진다.


이날 오후 2시 세코에서 개막식이 진행됐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GSAT 2024 개막은 경남을 최고의 창업거점·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첫 발걸음이며 향후 국제적인 축제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그 외 도내 3대 창업 거점 조성, 창업 투자펀드 확대 등을 계속 추진해 경남을 세계적인 창업 본산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개막식 전후로 현장을 둘러보니 경남을 비롯해 전국 스타트업 150여 곳, 투자기관(VC)이 홍보관을 꾸리고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홍보관은 크게 △경남존 △그로스(Growth)존 △글로벌존 △VC존 △문화콘텐츠존 등으로 영역을 구분했다.



1일 국제 융복합 창업축제 'GSAT 2024' 홍보관에 전시된 지티엘 대형 게이트웨이 안테나. /이창우 기자


경남 기업 홍보구역에 들어서자 거대한 안테나가 눈에 들어왔다. 창원 기업 주식회사 지티엘이 만든 '게이트웨이(관문) 안테나'다. 위성 신호를 잡는 역할을 하는데, 지티엘 안테나는 지구와 같은 속도로 자전하는 정지궤도 위성뿐 아니라 저궤도 공전 위성까지 추적할 수 있다. 


황건호 지티엘 대표는 "KDB넥스트라운드, 부산플라이아시아 등이 열리는 타지역과 달리 경남에서는 이 정도 규모 행사가 없었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비슷한 행사들은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있어 지속적 홍보라는 측면에서도 반갑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행사가 더 알려져서 기업들이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게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1일 국제 융복합 창업축제 'GSAT 2024' 홍보관에 전시된 미스터아빠 이동상점./이창우 기자


지역소멸을 기술로 극복하겠다고 나선 기업들도 있다. 창원 마산 지역에 본사를 둔 '미스터아빠'는 고령층 비중이 높은 소멸위기 지역에 트럭을 몰고 다니며 '쇼핑 약자'들에게 생필품을 판매하는 서비스다. 동시에 그 지역에서 사들인 농산물은 가까운 소분센터에서 재포장한 뒤 다른 곳에서 판매된다. 지역 판로 확보는 물론, 소분 과정에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남두곤 미스터아빠 영업총괄이사는 "경남에 소멸 위기 지역이 많다 보니 지자체들과 협업 모델을 만들어가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옐로우박스 홍보관에서는 견학나온 학생들이 가상현실 체험에 한창이었다. 마창대교·통영대교 등을 배경으로 동력보트를 운항하는 콘텐츠였다. 해상 안전사고가 대부분 운전 미숙으로 발생하고, 비싼 교육비가 그 원인이라는 점에 착안해 가상현실 내에 실제와 거의 비슷한 환경을 구축했다. 


김태호 옐로우박스 과장은 "가상현실 기술이 대부분 게임 콘텐츠 쪽에 활용되지만, 우리는 산불 진화용 드론 조종훈련, 소형 선박 조종 등 전문 분야에 접목하려 한다"라며 "창원은 의외로 초기 창업 지원이 매우 잘 되어 있는 곳 중 한 곳으로, 경기도 쪽 회사가 여기까지 내려와서 의뢰를 할 정도"라고 말했다.



1일 국제 융복합 창업축제 'GSAT 2024' 옐로우박스 홍보관에서 한 중학생이 가상현실 체험에 나섰다. /이창우 기자


타 지역 기업들도 고객사를 확대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블록체인 기반 전자연구노트를 개발한 '레드윗'이 대표적이다. 특정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보안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데, 블록체인 기술로 그 '원본성'을 검증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준성 레드윗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들은 부설 연구소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창원에는 중소기업도 연구기관도 많아 행사장을 돌며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막식 직후에는 데이비드 민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항공우주학과 교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민델 교수는 딜런 존스 보잉한국기술연구소장, 과학 유튜버 궤도와 함께 토크콘서트도 진행했다.


 /이창우 기자